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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수원 화성과 광교신도시의 꿈

  • 등록일 : 07.05.16
  • 조회수 : 3817
경기의 창/수원 화성과 광교신도시의 꿈 이계삼 경기도 광교개발사업단장 [역사란 무엇인가? 유명한 역사·정치학자 E. H. 카르는 “역사는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말했다. 과거와의 대화는 왜 필요할까? 과거는 좋은 미래를 만들기 위한 척도이기 때문이다. 광교신도시 프로젝트가 경기도, 수원시, 용인시, 경기지방공사 등의 주도로 진행되고 있다. 오는 9월 착공해 오는 2011년 도로와 공원 등 도시기반시설들이 마무리되며 오는 2015년이면 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된다. 새로운 역사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경기도 광교개발사업단장으로서 과거와 많은 대화를 나눈다. 광교신도시와 수원 화성은 1㎞ 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정조대왕, 정약용, 채제공 등 필자가 이런 분들과 마음의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느낀 점은 광교신도시와 수원 화성과는 유사한 점이 참으로 많다는 것이다. 200년이라는 시격을 두고 있는데도 어떻게 이처럼 비슷한 것일까? 정조는 아버지 장헌세자(사도세자)의 묘를 수원 화산으로 옮기면서 수원부에 이상도시 건설을 꿈꾸게 된다. 그 꿈은 억울하게 운명을 달리한 아버지 묘소 근처에 이상도시를 가꾸는 꿈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래서인지 정조는 수원부를 화산의 이름을 따 화성(華城)이라고 개칭하고 1794년 2월 영중추부사인 채제공(蔡濟恭)의 주관으로 화성 축성을 지시한다. 수원 성곽의 축조방법은 전통적인 축성기술을 바탕으로 유형원(柳馨遠)과 정약용(丁若鏞) 등 실학자들의 과학적 지식들이 접목됐다. 정조가 일본과 중국 등지에서 수집한 많은 축성기술서적들을 정약용으로 하여금 검토하도록 하고 설계에 반영하도록 지시한 것이다. 돌과 벽돌 등을 섞어 사용한 과감한 축성방식과 거중기 등의 과학기기들을 활용하고 건축자재를 규격화한 점, 총포 등 공용화기에 대한 방어구조를 만든 점 등이 수원 화성의 특징이라고 할 것이다. 특히 성곽 외곽에 만석거와 축만제 등 호수 2곳을 만들어 당시 첨단농업을 육성한 점, 한양의 상공업을 수원으로 이전하기 위해 인센티브를 도입한 점 등은 감탄할만하다. 이처럼 당시의 첨단 축성기술과 현대적인 도시계획이론 등이 총체적으로 도입된 화성은 현대 신도시 개발의 시작이란 영국의 자족 신도시인 지난 1903년 레치워드(Letchworth)보다 100여년 이상 앞서고 있다. 참으로 자랑스러운 사실이다. 더욱이 화성은 신도시의 개념을 그대로 따르고 있는데 첫째, 수도인 한양의 정치·경제적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계획적으로 조성한 도시였다는 점, 둘째, 신도시의 지속적인 확장을 위해 자족성을 갖췄다는 점이다. 더 나아가, 정치·경제·문화·국방 등 제반 측면에서 당대 최고의 이상적인 도시를 꿈꿨다는 점은 ‘전원도시이론’을 도입해 신도시 건설의 이론적 개념을 제시한 영국의 에버네저 호와드(Ebenezer Howard)의 꿈과 견줘 부족함이 없다. 이같은 정조의 꿈은 200년이 지난 1997년 유네스코가 수원 화성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하면서 세계가 인정하게 되기도 했다. 전 세계가 민본주의 실학정신을 건축미학이나 자족도시전략 등에 현실적으로 반영한 수원 화성의 정신적·물질적 우수성을 인정한 것이다. 그렇기에 필자는 200년 전 도시계획이론이나 지역경제이론 등을 한번도 접하지 못했는데도 이토록 훌륭한 신도시를 계획한 조상의 빛나는 얼에 다시 한번 고개 숙여 경의를 표한다. 그렇다면 광교신도시와 수원 화성은 왜 유사할까? 산은 어디에서 오르든지 정상은 한곳이고 산을 오르는 사람은 모두 정상에서 만나게 된다. 그렇기에 뜨거운 열정으로 최선을 다하면 때와 장소 등에 상관없이 정상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며, 그들의 모습은 서로 같은 모습을 갖게 될 것이다. 그래서 정조의 꿈, 에버네저 호와드의 꿈, 광교신도시의 꿈 등이 때와 장소는 다르지만 유사하게 표출되는 게 아닐까? 수원 화성이 200년 후 전 세계로부터 인정받은 것처럼, 광교신도시가 세계적인 천년 도시로 자리를 매김하길 감히 꿈꿔본다. 2007.5.16, 경기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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